사실 내 취미는 말이야, 밀레시안들의 애완동물을 구경하는거야.
처음에는 소소하개 개나 고양이, 새따위를 데리고 다녔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귀로 날아다니는 개를 경계로 뭔가 이상해지더니 호랑이나 유니콘, 점점 동물의 범위를 넘어서더가더라고.
가끔 미믹 같은 것들도 보이고 말이야.
광장을 돌아다니는 동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사실 진짜로 재밌는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은말이지, 바로 힐러집이야.
마침 내 가게 앞에서는 딱 그 힐러집의 앞마당이 아주 훤히 보이는데 이게 매일매일 시트콤같다니까.
이른바 길건너 동물구경이라는거지.
다친 동물들을 데리고 힐러집에 가는거라면 95%가 동물들의 치료를 위해서인데
그 중 힐러집 정문을 통과 못하는 동물은 죄다 앞마당에 널부러져 있거든.
그러면 안에있던 마누스가 또 무슨 동물인데 하고 뛰쳐나와.
저번에는 뼈만 남은 용을 보고 이미 죽었잖아? 아니 움직이잖아?
아니 이지경이 되도록 왜 치료를 안시켜준거야 하고 3단계로 놀라는데 정말 안웃을 수가 없단말이지.
그 녀석 매번 같은 반응이란 말이야.
게다가 나는 용이라고는 옛날 전쟁사에서 나오는 크로우 크루아흐? 뭐 그런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파이어드래곤이니 썬더드래곤이니, 하데스, 아이스 드래곤, 또 뭐더라..?
동양 용? 미르? 뭐 별별 것들이 다 있더라구.
그 근육바보의 요란한 해설 덕분에 이제 얼추 동물의 종류 대해서도 알게되었다니까?
아무튼 힐러집이 앞에서 평생 볼 용이라는 용은 다 구경한 것 같아.
뭐, 나중에는 흥미가 식으면 잊어버리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재밌었던 경험담은 되었고 고민을 이야기하자면..
그 동물들 말인데 중간중간마다 명백하게 생물이 아닌 것들이 섞여있지 않아?
가끔씩 사람이나 요정도 섞여있어서 깜짝깜짝 놀랄때도 있는데
뭐 인간형으로 변신하는 포워르도 있으니까 그건 그렇다고 치고.
빗자루라던가.. 스쿠터라던가.. 특히 그거. 포장마차.
그건 정말 생물 범위 밖의 것들이잖아?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미믹까지가 아슬아슬한 선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저번엔 너덜너덜해진 포장마차에 포션을 뿌리니까 치지직 펑 하고 깨어진 헤드라이트가 붙었단말이지..!
그건 아무리봐도 유리인데!! 아무튼 이런 이유로 밀레시안들의 펫 범위가 신경쓰여서 잠을 잘 수가 없어.
기묘하다 할까 소름끼친다고해야할까.
생각해봐 매일같이 던바튼 상공을 날아다니는 마차가
정비는 커녕 가끔씩은 치료도 제대로 안받고 있는 상태란말이야?
사람 머리만한 부품이나 밥차에 매달린 식기, 하다못해 식칼이나 국자같은게
뚝 하고 떨어질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말인데 밀레시안들에게 최소한 4인승 포장마차 만이라도
제대로 정비 받으라고 말해줄 수는 없을까?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말이야.
음. 밀레시안들의 밥차에 대해서 고민상담 주셨는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근거라도 있나요?
수많은 용, 새, 날개달린 말과 개들이 이미 앞서 증명해왔습니다.
밥차에게 부품이나 내장된 식기들은 새나 용으로 따지면
각질이나 깃털같은 것들 인데 그런게 여기저기 휘날렸으면
비행허가권은 커녕 마을 여기저기에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사념파만 잔뜩 뿜어져 나왔겠죠.
음, 다른건 몰라도 각질이나 깃털이라는 비유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든데요
차라리 (삐---)이라고 한다던가.
하! 댁네 아발론산 유니콘들의 과민성 대장은 안녕하시답니까?
우리애들은 준신화적 존재라서 볼일 안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