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이들의 집에서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성당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당신은 성당이 정확히 어느 방향에 있는지 알지 못해 표지판 근처에 일단 멈춰섭니다.
표지판에는 글자 대신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화살표만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높은 첨탑이나 특이한 건물따위를 찾아보려하지만 주변을 둘러보기엔 지대가 조금 낮은 것 같습니다.
당신은 어제 섬에 도착했을때 찍은 사진이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꺼내들었습니다.
당신이 핸드폰의 잠금을 해제하기 직전 가벼운 진동과 함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당신이 한참동안 섬의 지도와 씨름을 하고 있는 사이 지나가던 주황색 코트의 젊은 청년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당신의 사정을 전해들은 청년은 당신에게 성당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당신이 청년의 말을 참고해 사진속 길을 눈으로 확인하는 사이 성당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 청년이
당신의 핸드폰을 보며 그 폰 베터리는 괜찮아요? 그 핸드폰 추워지면 갑자기 방전되고 그러지 않나요? 하고 아는 척을 해옵니다.
당신이 아직까지 핸드폰의 베터리 때문에 고생한적 없다고 대답하자
청년은 흐음.. 그 핸드폰 사용한지 얼마 안된 폰인가 봐요? 하고 고개를 갸웃 거립니다.
청년이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그대로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그는 아이들의 집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청년이 손을 흔드눈 순간 그의 손가락에서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청년의 손가락에는 크기가 그리 작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의 반지가 끼워져 있던 것 같습니다.
36_Down_by_the_Sea@tabletopaudio.com
성당의 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언덕의 가장자리, 멀리서 뿌옇게 회색빛 구름떼가 몰려오는 하늘 아래 탁 트인 바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절벽의 일부가 무너져 내린듯 성당의 언덕은 기묘하게 불균등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묘하게 잘려나간 절벽의 가장자리에는 튼튼해 보이는 난간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 울타리에는 낡은 줄들이 장식물처럼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가느다란 줄에는 작은 금속장식들이 줄줄이 엮여져 바람이 불어올때 마다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울타리의 너머로 넓고 검은 바다가 보입니다.
부둣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과 달리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의 모습은 어쩐지 더 넓고 깊어보이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위태로운 선을 그리고 있는 절벽의 아래로 검은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고 그 위를 표류하는 바다거품들은 새하얀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던 당신은 문득 뒤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느낍니다.
작은 아이 : ..... 안녕하세요!
당신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기 직전 순간적으로 언덕길 아래에 서 있는 검은 인영을 발견합니다.
당신은 아이에게 향하려던 시선을 돌려 다시금 언덕길의 그늘을 살펴보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기 직전 어디선가 따각 거리는 지팡이소리를 들었습니다.
당신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하지만 성당의 근처 어디에도 지팡이를 짚고 다닐만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어쩐지 한기를 느끼며 불현듯 어젯밤에 보았던 악몽을 떠올립니다.
7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아이가 먼 발치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아이는 활짝 웃으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작은 아이 : 안녕하세요?!
작은 아이가 당신의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는 영리하게도 당신이 알반에서 온 사람인 것을 바로 알아보며 당신에게 어른들은 성당 안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알핀이라는 사람은 아직 숲에 있다고 하지만 성당에 관한 이야기는 엔델리온 사제님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당신을 성당으로 안내합니다.
아이의 말에 따르면 성당에서 피우는 향은 근처 숲의 나무들을 정리하며 나온 나뭇가지들을 말려서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무성해진 나뭇가지들을 정리하기 위해 숲에서는 성당관리인인 알핀이 나무를 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