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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나온 장소는 어느 건물의 옥상.
더러운 폐가의 실외층 같은 기묘한 광경에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걸음 물러섭니다.
철컹-
낡은 쇠난간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서늘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하마터면 옥상 밖으로 떨어질뻔한 당신은 주춤주춤 걸음을 옮겨 옥상 안쪽으로 걸어들어옵니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당신이 들어온것으로 보이는 문은 어디에도 없고 오로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문과 대량의 에어컨 실외기, 그리고 꺠어진 콘크리트 잔해와 버려진 잡동사니들 뿐입니다.
(주사위)
당신은 잡동사니들의 대부분이 똑같이 생긴 물건들이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똑같은 쓰레기통과 똑같은 의자, 똑같은 침대시트, 똑같은 수건.
수건에는 잉크가 번져 잘 알아볼 수 없지만 어딘가의 상호명같은 것이 쓰여져 있습니다.
당신은 떨어져있던 더러운 수건중 그나마 온전하게 남아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낡은 수건에는 oooo호텔이라는 글씨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난간에서 가장 먼 측 구석에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문같은 것이 있습니다.
문의 주변에는 말라죽은 식물들과 그 식물들이 담겨있었던것 같은 화분등이 엉망으로 깨어진채 널부러져 있습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집어 던진건지 벽면에는 약간의 흙자국이 남아있습니다.
(1선택)
문을 열어보기 위해 문고리를 돌려보자 철컹하고 잠겨있는듯한 소리가 울릴뿐 문은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문은 안쪽에서 잠겨진것 같습니다. 불투명한 유리너머로 전자식으로 보이는 자물쇠의 뚜껑이 보입니다.
녹슨 문고리의 표면에 무언가 날카로운 것으로 내리친것 같은 은백색의 상흔이 여러번에 걸쳐 세겨져 있습니다.
문을 살피는 동안 누군가가 당신의 뒤로 다가왔습니다.
??? : 여기서 나가려고..?
여성은 한쪽손을 뒤로 감추고 있습니다.
당신은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쓰레기장을 섯불리 돌아다니고 싶지 않습니다.
문은 척보기에도 단단히 잠겨져 있는 것 같고 어째서 이런 곳에 올라오게 되었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불안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던 찰나 쌓여있는 매트리스 근처에 웅크려있는 작은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머리가 산발이된 여성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습니다.
??? : ......
여성은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무언가를 뒤로 숨깁니다.
말을 걸어온 것은 머리가 산발로 흐트러진 여성으로 손목에는 붉은 실을 칭칭 동여매고 있습니다.
밀레가 한발자국 물러서자 여성은 양손을 들어보이며 위험하지 않아. 위험하지 않아. 하고 장난스럽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장난스러운 말투와 달리 여성은 아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습니다.
여성의 한쪽 손에는 둥글고 긴 원통형의 손잡이가 쥐어져 있습니다.용도를 추측할 수는 없지만 아주 낯이 익어보이는 물건입니다.
손잡이의 끝에 아주 짧은 칼날같은 것이 붙어있습니다. 좀 더 긴 용도의 물건이 부러지고 남은 파편으로 보입니다.
(다중선택)
당신의 질문에 여성은 나도 잘 몰라. 하고 대답합니다.
여성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였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성은 이 상황이 매우 즐겁다는듯 그래, 정신을 차리고보니까. 여기네.. 하하? 여기에 있어? 하고 웃고 있습니다.
당신의 질문에 여성은 oooo호텔. 이라고 대답합니다.
여성은 무표정하게 정확하게 호텔의 이름만을 대답한뒤 눈을 굴려 당신을 관찰합니다.
하지만 이윽고 만면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런데 처음와봐? 하고 놀리듯 물어옵니다.
당신의 질문에 여성은 누가 날 속였어 하고 대답합니다.
여성은 대답과 함께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잠겨진 문을 발로 찹니다.
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흔들리지만 여성의 발길질로는 문이 열릴것 같지 않습니다.
여성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문을 걷어차며 나를 속였어? 나를 속였어? 나를 속였어?!! 하고 화풀이를 하며 문을 걷어찹니다.
광기에 가득차 문을 두드리는 여성의 발에는 신발도 아닌 슬리퍼차림이지만 여성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여성은 침울하게 흥.. 하고 대답을 거부합니다. 여성은 물끄러미 바닥을 내려다 봅니다.
여성이 바라보는 장소에 부러진 식칼의 조각이 떨어져 있습니다. 여성은 아깝다는듯이 발끝으로 녹슥식칼을 툭툭 치며 밀레를 바라봅니다.
그녀는 당신이 문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여성과 대화를 마친 당신은 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문을 기웃거려봅니다.
(주사위)
당신은 몇 번인가 문을 흔들어보지만 이렇게 두꺼운 문이 힘으로 열릴리가 없습니다.
당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집니다. 핸드폰은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한쪽눈만 감은채 당신을 흘겨보고 있습니다.
당신이 문을 열어줄 수 있는지 물어오자 핸드폰은 활짝 웃으며 이야.. 드디어 저를 기억해내셨군요. 하고 과장된 어조로 대답합니다.
T : 저는 당신이 저를 까맣게 잊어버린줄만 알았습니다.
급할때 쓰는 후레쉬나 디지털액자나.. 가끔씩 진동을 울리면 캐쉬아이템으로 밥을 주는 다마고치쯤으로 생각하는줄 알았지요.
핸드폰을 문에 가져대 대자 안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성은 뭐야? 어떻게 한거야? 완전 신기한데? 하고 깔깔거리며 당신과 핸드폰을 번갈아 보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신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열린 문 안쪽에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